추암 촛대바위와 함께한 병신년 해맞이( 2016.01.01 )
2015년12월 31일 23시 신도림역을 출발한 해돋이 관광버스가 밤새 달려서 도착한 곳은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의
남쪽에 있는 바닷가이었으며, 이곳에서 병신년의 새해를 맞으려합니다.
도착시간 06시 40분, 아직은 어둠이 깔린 새벽 시간이지만 이곳엔 자동차와 관광객들로 혼잡하기 이를 데 없다.
길가의 포장마차에서 떡국과 막걸리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한 곳을 향하여 이동하는 인파속으로 스며들었다.
떠밀리듯 행렬을 따라서 걷다보니 좁다란 굴다리 밑을 통과하게 되었고 통로가 끝나자 좌측에 '조각공원'이 나타났다.
다시 모래밭 길을 300m쯤 걷다보니 이렇게 멋진 경관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밤새 어둠속을 달려오느라 지쳐버린 심신이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 기분이다.
어둠도 많이 걷히고 주변 경관들이 제법 시야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바닷가 경관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들이 눈에 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왔으면,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도 괜찮은 일 아닌가?
이쪽 저쪽 카메라 셧터를 눌러대고,,,,,
또 누르고,,,,,그 사이 시간은 흐르고,,,,,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듯하여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일출까지는 아직 십여 분의 여유가 있었다.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자 그 유명한 '촛대바위'가 주변의 기암 괴석과 어우러져 힘차게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하지만,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갯바위"(필자)는 평정심을 잃고 허둥대기 시작한다.
그랬다! 이곳 '추암 촛대바위' 근처에는 공간이 협소하고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관계로 자리다툼이 치열했던 것이다.
특히 오늘같이 해맞이 행사가 있는 날에 '촛대바위'와 솟아오르는 태양을 한꺼번에 카메라에 담기에는 장소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자리라도 구하려는 일념으로 이곳 저곳 명당자리 찾아 헤매는 사이에 나의 새해는 벌써
불쑥 솟아오르셨고, 겨우 발붙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이 오늘도 "갯바위"(필자)는 좋은 자리 잡기 경쟁에서 확실하게 밀렸음을 인정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찍고 있는데, 커다란 삼각대와 묵직한 망원렌즈를 부착한 카메라를 둘러멘 모 언론사 기자가 슬며시
다가와서 하는 말 "어제(작년)부터 자리잡고 기다려서 쓸만한 사진 몇 장 건져간다"고 귀띔해 주고는 두 발과 한 손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갯바위를 내려간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자기 동료 카메라맨과 같이 왔는데, 졸지에 이산 가족이 되었다"고 중얼거리면서
이내 군중 속으로 사라져간다.
프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겠지만, 나 같이 나이든 아마츄어가 어찌 그런 뜨거운 열정이 남아 있으리요.
노력과 열정 없이는 염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아 본다.
이곳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촛대바위'와 어우러져 힘차게 솟아오른 새해를 가슴에 품었다.
소망과 열정으로 가득한 새아침을 열고 돌아오는 길, 홀로 남겨질 저 '촛대바위'에 한번 더 눈길이 간다.
"새해"와 함께 '동해'와 '촛대바위' 그리고 '소망'을 마음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 묵호항에서 '등대오름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논골담길'이란 이름으로 묵호의 이야기를 담장에
그림으로 그려놓았는데, 그 구성이 매우 소박하고 정감이 있었다.
비탈길을 오르다가 호흡이 가빠질 즈음 눈길을 돌리면 시원한 묵호 앞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등대오름길''논골1길''논골2길''논골3길'모두가 이곳 "묵호등대"로 이어지는 길이어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에
각기 다른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등대 건너편에 그림같은 건축물 하나가 눈에 띄여서 담아 보았는데, 팬션이란다.
"묵호등대"는 관광객을 배려한 듯, 아름답고 깔끔하게 관리가 되어 있다.
위치가 좋아서 그런지 어느 방향을 둘러봐도 경관이 아름답다. (혹시, 근처에 여행하실 분은 꼭 한번 올라보세요!)
"묵호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려고 갔는데, 옆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묵호등대" 앞 바다를 다시 한번 굽어보며 "2016년 해맞이 여행"은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